다양한 이야기

거리두기2단계의 텅빈밤거리에 한숨소리만

새날사람들 2020. 12. 1. 12:34

저녁 6시가 조금 넘어 오늘도 밤일을 하러 거리로 나가 보았다. 나가봤자 1-2콜이나 탈 수 있을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주변에서는 나가지 말라고도 하였지만, 어찌 돌아가는지 볼 겸 나가 보았다. 에상대로 거리는 한산 하였다. 음식점에는 손님이 아예 없거나 한두 테이블이 전부였다. 가게 유지비도 나오기 어려울 것 같았다.

 

이동에서 151번을 타고 상남동으로 향해 출발했다. 평상시에는 경화시장부터 안민터널까지 밀려 신호를 몇 번 받아야 하는데, 차량이 없다보니 한번에 통과하였다. 퇴근시간인데도 차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상남동 근처에 가고 있는 데 시청옆 농협주차장에서 콜이 떠서 바로 캐치하여 시청에서 내렸다. 그리고 손님을 태워 감계로 갔다. 감계의 식당가에 가보니 거의 텅비어 있었다. 사람이라곤 산책하는 사람들 뿐이었다. 감계에서 버스를 타고 창원역에 갔더니 양덕 메트로로 가는 콜이 떴다. 그 그 콜을 잡으러 창원역에서 번화가를 관통하여 이주민셑너 주변으로 가는 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한가한 거리는 처음으로 본 것 같다.

 

양덕 메트로로 손님을 내리고 산호동 야구장 맞은 편으로 가보았다. 9시가 거의 다되어 가고 있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황무지였다. 손님이 있어야 한테이블, 대부분 빈 음식점이었다. 9시가 되니 문을 닫기 시작하였고, 거리도 사람들이 없으니 깨끗하였다. 평상시에는 택시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데, 사람들이 없다보니 택시들도 돌아다니지 않았다. 산호동에서 15분 정도 있었는데, 콜이 나올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다른데로 움직일려고 하는 데, 동읍 자여로 가는 콜이 보였다. 평상시에는 잘 들어가지 않는 곳인데, 이날은 골라탈 수 없는 상황이라 바로 잡았다.

 

자여로 가는 손님은 산호동 음식점에서 알바하는 청년이었다. 손님도 없고 하니 그냥 가게 식구들끼리 술 한잔 한 케이스였다. 9시가 되니 가게 문을 닫는 상황이 알바를 하는 청년들도 익숙치 않았다. 당연히 조기에 퇴근하니 알바료도 줄어들게 되고, 그나마 일하는 것도 눈치가 인다고 하였다.

자여에서 버스를 타고 소답동 쪽으로 왔다. 이제 10시 가까이 되다보니 음식점들도 문을 닫았다. 한마디로 도시가 깨끗하였다. 그나마 나무에 트리같은 것들이 달려 반짝이기에망정이지 이마저도 없으면 암흑세상이 될 것 같았다. 소답동에 갔더니 마침 진해로 가는 버스가 와서 일과를 마칠 생각을 하고 155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명곡로터리 주변의 상권을 버스가 지나치는 데,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상남동도 트리같은 것들의 불빛만 있을 뿐 적막함 그 자체였다. 석동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음식점은 문을 닫았고, 불빛이 보이는 음식점도 텅비었을 뿐이다. 안에서 술을 먹고 있는 사람들도 손님이 아니라 가게 식구들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충무동에서 7년간 서빙을 보던 M씨 여성은 12월 한달을 쉬기로 했다고 하였다. 300만원 정도 받고 일했고, 그동안 쉬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결국 쉬게 되었다고 하였다. 군인들 코로나 사태이후 완전 폭격을 맞은 것처럼 손님이 없다는 것이었다. 장기화되면 빚만 늘어날텐데 하면서 수심이 가득찬 얼굴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도시 풍경은 말 그대로 거리의 깨끗함이었다. 인적이 별로 없는 모습을 볼 때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도시의 풍경, 사람은 없는 데, 거리에는 반짝이는 트리만 있는 곳, 거기에 날씨마저 찬바람이 부니 여간 을씨년스러울 뿐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밤문화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한숨이 어느때보다 크게 들린다는 것이다. 제발 하루속히 이 코로나가 끝나기를 바랄뿐이다. 매일매일 불안한 삶을 이제 종식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겨울의 세찬바람을 타고 울려퍼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