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요양원

어르신을 하늘나라로 보내면서

새날사람들 2013. 12. 8. 20:10

                                                      어르신을 하늘나라로 보내면서


2006년 12월 20일, 지금으로부터 7년전 어느 보호자와 함께 양산의 모병원으로 갔다. 할머님 한 분을 모시고 오기 위해서였다. 할머님이 계시던 병원은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이 함께 있었고, 동산속에 있었다. 할머님은 약간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에서 부축하여 차에 태우고 새날노인돌봄의집으로 왔다. 


어르신은 힘이 없이 처져 있어 아무래도 약기운 때문인 것 같아 약을 대폭 줄여 복용시켰다. 한 3일이 지났을 까? 어르신은 기력을 되찾고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이제 기운이 넘치다보니 옆에 어르신을 괴롭히기도 하고, 종종 어르신을 수발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하기도 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르신은 힘이 넘쳤다. 그러다보니 종종 밖으로 나갈려고 하였다. 실제로 지난 7년간 어르신을 모시면서 잘 안 보이는 곳으로 숨어서 시설이 비상걸린 적도 몇차례 있었다. 어르신이 안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변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었기에 30분이내에 찾을 수는 있었지만, 모든 직원을 긴장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어르신은 예배보는 것을 좋아하셨다. 예배 볼 때는 맨 앞에 않으셔서 찬송도 잘 부르고 주기도문도 외우곤 하였다. 활달한 성격탓에 말썽도 많이 일으켰지만, 그동안 정이 많이 들은 것 같다. 가끔씩 답답해 하셔서 장복산의 국수집에 가서 국수도 먹곤 하였던 기억이 난다. 이제 그러한 일은 기억속에만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 어르신은 예고 없이 돌아가셨다. 지난 1년전부터 어르신은 걷지도 못하고 점차 인지기능도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뇌에 이상이 있어 앞으로 점차 심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있었다. 어르신은 그 활달한 성격은 모두 없어지고 이제 잘 드시던 일반식을 드시지 못하고 미음을 드셨다. 그리고 눈만 뜨고 있을 뿐 말을 하지 못하였다. 이렇게1년여동안 보내면서 마침내 오늘 아침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


아침부터 어르신의 상태에 대한 전화를 받고 세면도 못한 상태로 출근하였다. 어르신은 자는 도중 돌아가셨다. 즉각 가족들에게 알리고 사망진단서를 발부받기 위해 여러 병원에 의뢰를 했지만 잘 되지 않아 애로도 많았다. 어르신을 장례식장으로 보내면서 마음 한 구석엔 참으로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지난 7년간의 어르신을 생각했고 이제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많았다. 말썽도 많았지만, 친근하고 적극적으로 무슨 일이든 임했던 어르신을 생각하면서 조용히 보내드린 하루였다.


어르신이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고 즐겁게 계시기를 기원할 뿐이었다.